새벽에 장미비가 세차게 내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불을 켜고 앉아서 비에 대해 적어보았다. 1. 비는 뭔가? 자연이 주는 물이다. 서양 학문의 시조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따라서 비는 중요하다. 2. 비는 또 뭔가? 벚꽃을 만들었다가 금방 떨어뜨린다. 나뭇잎을 파릇파릇하게 키웠다가 나이가 들어 울긋불긋해지면 거름이 되게 한다. 고요한 숲 속의 아침 이슬이고 바다를 성나게 하고 도시를 쓸어버린다. 3. 도대체 비가 뭔가? 작은 물방울이다. 대기에 떠있는 물방울이 뭉쳐져서 구름이 되고 점점 커서 무거워진 구름이 떠있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게 비다. 4.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여름비를 창문을 통해서 보면 다이내믹하고 즐겁다. 그런 날 밖에 나가면 위험하고 개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