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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를 잡던 때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속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며 살았죠. 근데 두더지를 안 잡으니 나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앰버 김

동네 문방구 앞이나 길거리에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넣으면 "여보세요? 잠깐만요!", 또는 "아~ 아파~~~!!!" 하는 우스꽝스러운 기계음이 흘러나오는 '두더지 잡기' 기계를 아시나요?
8개의 구멍에서 무작위로 올라오는 두더지 머리를 고무망치로 강하게 내리쳐서 "퍽!" 하는 타격음과 함께 점수가 올라갑니다. 두더지가 정확히 90도 각도로 꾹 눌러 내려가야 점수가 오르는데 빗맞히거나 덜 올라왔을 때 치면 기계는 타격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판이 거듭될수록 "인간의 한계보다 빠른 기계의 속도와 점수가 오르기 어려운" 세팅 때문에, 성공 확률이 극악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인생은 오락실의 두더지 잡기 같습니다.
두더지는 돈이고 명예고 사랑이고 평판입니다.
두더지는 예상치 못한 작은 문제들이기도 하죠. 하나를 치면 다른 곳에서 또 튀어나옵니다. 나는 '바쁘게 열심히' 두더지를 내리치며 고군분투합니다.
근데 모든 두더지를 다 잡으려 망치질에만 목숨을 걸면, 내 손만 아프고 게임은 끝납니다.
두더지를 몇 마리 잡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두더지를 다 잡으라고 만든 게임도 아닙니다.
조용히 망치를 내려놓으니 굳어있던 손에 바람이 만져집니다.
손가락을 넓게 펴서 흔들리는 들꽃과 갈대를 한 아름 품에 안아봅니다.
동네 언니의 게임 전환, 개과천선 새로운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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