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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동 개미마을 사람들 역마살 여행

찍고 앰버김 2024. 7. 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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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년 봄에 산불이 나서 다 타버릴 뻔한 홍제동 '개미마을'에 가봤다.
개미마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불량 주택지이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이다.
개미마을을 운행하는 버스는 07번 딱 한대다.
'개미마을' 가는 법은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를 나와서 마을버스 07번을 타고 종점에 내리면 된다.
07번 버스를 타고 좁은 외길 '개미마을’을 올라가는데 경사가 매우 높고 가팔라서 쉭쉭 쇳소리와 함께 울퉁불퉁 흔들리며 아주 힘겹게 올라간다. 
그 와중에 차에 탄 동네 주민인듯한 아줌마는 운전기사와 친한지 윗동네에 사는 친구가 커피 타 준다고 해서 놀러 간다, 운전기사는 자기 커피도 타 놓으라며 농담을 한다.
마을 꼭대기에서 비탈길 경사면에 왼쪽으로 기울어지게 주차된 버스에서 얼른 나왔다. 
개미마을 꼭대기인 버스 종점에서 내려다보니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가 한눈에 보인다.
이 동네에는 하수도와 화장실이 없어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도와 화장실이 있고,
대부분 가스시설이 없어서 아직도 연탄을 사용한다.



이곳은 작년 2023년 4월 2일 오전 11시 50분경에 서울 인왕산과 북악산에서 잇따라 산불이 발생해 마을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일대 주민 124 가구가 근처 경로당과 주민센터,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었다.
개미마을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한번 불이 붙으면 전체가 순식간에 타버리게 되기 때문에 마을 전체가 전소될 수 있다.
발화 지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6부 능선이고 원인은 미상이다.
소방차 10여 대와 헬기 서너 대가 날아다니면서 물을 뿌리고 주민들은 정신없이 밤새 뜬 눈으로 보냈고, 25시간 만인 4월 3일 오후에 인명피해 없이 진화되었다.
2022년 2월 한밤에도 이 동네의 한 집에서 불이 나 2시간 만에 진화되었는데 이때도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처럼 화재위험과 붕괴문제가 심해서 여러 번 재개발을 추진했으며, 2006년에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주택단지로의 개발을 추진했다가 산이 많고 사업성이 없어서 무산, 2010년 개미마을을 개발하지 않고 영화 촬영지 등 문화특구로 지정하고 보존하려고 했으나 무산되었다.
2021년에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안을 발표했고 올해 2024년 현재는 서울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개미마을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1950~60년대의 마을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마을의 시초는 1950년대로 6.25 전쟁으로 갈 곳 없던 피란민이 하나 둘 인왕산 자락에 모여들면서 형성된 판자촌이다.
1970년대 초반부터 경제 개발로 서울로 올라와 일하면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가난한 사람들이 경사가 가파른 이곳에 들어와 천막을 치고 살았는데, 1983년 주민들이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는 마을’이라고 해서 '개미마을'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종점에서 위로 오르면 인왕산 입구인데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비탈길 오르기가 힘든단다.
인왕산 입구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다가 내려와서 보니 다시 봐도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 동네 구경하러 내려갔다 버스 타러 올라오기 만만치 않다.
다행히도 07번 버스는 생각보다 자주 온다.
종점에 도착해서 2~3분 주차한 후 내려가는 버스를 여러 대 보내고 1시간쯤 후에 탔다.
내려갈 때도 가파른 경사에 가속도가 붙어 브레이크를 잡으며 울퉁불퉁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손본 지 오래된 기와집들이 많이 보인다.
도시가스와 상하수도 시설이 없다는 게 이해가 되는 외관이다.
현재 주민층 대부분이 기초 생활 수급자들이며 노인층들이다.
시내로 가까워질수록 주차된 차들이 많은데 여력이 되더라도 집에 손을 못 대고 재개발을 기다리는 중인 주민들도 있겠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아나운서 김대호도 2억 5백에 개미마을 판자촌 집을 사서 아파트 재개발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개미마을' 개발을 염원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주민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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